디지털 디톡스

알고리즘 대신 감으로 고른 책이 준 변화

freelife79 2025. 8. 10. 20:28

< 목 차 >
( 서 론 ) 우리는 왜 책도 알고리즘에 맡기고 있을까?
1. 알고리즘 추천에서 벗어나 감각으로 책을 고르다
2. 익숙하지 않은 책, 낯선 문장 속의 내면 발견
3. 감으로 고른 책이 만든 독서 이후의 변화
( 마무리 ) 다시 감각으로 고르는 삶을 위해

알고리즘 대신 감으로 고른 책이 준 변화

 

( 서 론 ) 우리는 왜 책도 알고리즘에 맡기고 있을까?

현대인의 독서는 점점 더 자동화된 흐름 속에 위치한다.
인터넷 서점에서는 추천 알고리즘이 독자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이런 책도 읽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SNS에는 서평 콘텐츠가 넘쳐나고 블로그와 유튜브에는 올해 꼭 읽어야 할 책 TOP 10 이 매일같이 올라온다.
그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스스로 책을 고르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책을 고른다는 행위는 본래 개인적이고 감각적인 일이었다.
책방의 조용한 구석에서 한 권의 제목에 끌리고 표지를 넘기고 첫 문장을 읽은 뒤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이끌려 책을 

들고 나오는 경험.
그건 정보가 아니라 감정과 직관이 만든 선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효율과 정보가 독서의 선택을 지배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입소문 난 책, SNS 화제작 같은 표시는 우리의 선택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나만의 리듬과 

취향을 흐리게 한다.
이 글은 어느 날 우연히 알고리즘 없이 오로지 감각으로 책을 고른 경험을 중심으로 그 책이 가져다준 심리적, 

감정적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정보 중심의 선택에서 느낌 중심의 선택으로 이동했을 때 생긴 깊은 여운과 내면적 변화에 대해 기록해보려 한다.

 

1. 알고리즘 추천에서 벗어나 감각으로 책을 고르다

어느 날 스마트폰 없이 오래된 독립 서점을 찾았다.
검색 없이, 리스트 없이, 리뷰 없이 단지 눈과 손, 마음이 가는 대로 책장을 훑었다.
그날따라 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한 서가 끝에 작고 단정한 책 한 권이 시선을 끌었다.
그 책에는 유명 작가도 없었고 베스트셀러 스티커도 붙어 있지 않았다.
알고 있던 제목도 아니었고 출판사도 생소했지만 첫 문장이 왠지 모르게 따뜻하게 느껴졌다.

나는 리뷰를 찾지 않았다.
평점을 확인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 감각을 믿기로 했다.
이 책은 지금의 나에게 필요하다 는 근거 없는 확신 하나로 책을 골랐다.

책을 고르며 나는 깨달았다.
내가 그동안 책을 통해 얻고자 했던 건 단지 정보나 유익함이 아니라 어떤 위로와 공감 나만의 감정과 연결된

문장이었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데이터가 아닌 감각이 더 잘 안내해줄 수 있는 영역이었다.

 

2. 익숙하지 않은 책, 낯선 문장 속의 내면 발견

그 책은 예상보다 훨씬 조용했고 그렇기 때문에 더 크게 마음에 들어왔다.
익숙한 문체도 아니고 트렌디한 주제도 아니었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내 감정의 밑바닥을 건드렸다.
특히 어떤 챕터에서는 내가 잊고 있었던 기억들이 불쑥불쑥 떠올라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감정이 정리되지 않았던 과거의 경험이 책 속 인물의 시선과 겹치며 나도 몰랐던 내 내면의 결을 들여다보게 했다.

그건 알고리즘으로는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왜냐하면 AI는 내가 좋아할 만한 책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내가 잊고 있었던 감정을 꺼내주는 책은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감각으로 고른 책은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주제를 건드렸고 그것은 불편했지만 오히려 나를 성장시켰다.
알고리즘이 주는 편안한 길이 아니라 감각이 이끈 낯설고 새로운 정서적 탐험이었다.

 

3. 감으로 고른 책이 만든 독서 이후의 변화

그 책을 다 읽고 난 후 가장 큰 변화는 독서 후의 정적이었다.
알고리즘으로 고른 책은 읽자마자 리뷰를 검색하고 누군가의 해석을 보며 내 감정을 정리하기 바빴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해석도 평가도 없이 조용히 여운이 남았다.
그 여운은 며칠을 갔다.
그 사이 나는 나도 모르게 하루를 더 조용히 보내게 되었고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좀 더 천천히 말하고 깊이 

듣게 되었다.

감각으로 고른 책은 단지 독서의 내용만이 아니라 삶의 리듬과 감정의 처리 방식 자체를 바꾸었다.
그건 리뷰가 좋거나 유명해서 생긴 변화가 아니라 내 감각이 내게 권한 책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나는 책을 고를 때마다 리스트보다도 직관을 먼저 꺼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독서가 다시 나만의 경험으로 돌아오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 마무리 ) 다시 감각으로 고르는 삶을 위해

우리는 너무 많은 추천을 받으며 살아간다.
어떤 영화를 볼지, 어떤 책을 읽을지, 어떤 옷을 입고, 어떤 길을 걸을지조차 모두 맞춤 추천이라는 이름 아래

제안받는다.
그 안락함 속에서 우리는 점점 자기 선택의 감각을 잃어가고 있다.

하지만 삶은 원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며 그 속에서 감정은 자라난다.
감각으로 고른 책은 그런 삶의 흐름을 다시 체험하게 한다.
정보가 아닌 직관, 평가가 아닌 공명, 계획이 아닌 우연 속에서 우리는 더 깊은 선택을 하게 된다.

책을 고른다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시선을 찾는 일이다.
그리고 그 시선은 알고리즘이 아닌 감각으로부터 시작된다.

한 권의 책, 그 책을 스스로 고른 기억, 그로 인해 생긴 감정의 변화.
그 모든 것은 삶의 방향을 바꾸는 조용한 혁명일 수 있다.